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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이야기 ˝책 읽는 여자는 아름답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2.01.18
조회
5818

명화 이야기 ˝책 읽는 여자는 아름답다˝ 

<명화 이야기>



읽는 여자는 아름답다. - 김귀녀 


버스를 탈때도 

전철을 탈때도 

지루한 진료 시간을 기다릴 때도 

권의 책을 소중하게 다루는 

아름다운 여인 

들꽃보다 향기롭다. 



가지런히 무릎을 모으고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겨 가는 예쁜 

화장기 없는 하얀 얼굴 

오늘따라, 보석 달처럼 환하고 보석별처럼 빛난다. 



책을 유난히 사랑했던 아빠를 닮았을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보시락거리는 소리 

눈을 감고 듣기만 해도 행복이 넘친다. 






책 읽는 여자-굳이 여자가 아니라도-는 매력적입니다. ‘책 읽는 여자’라는 모티브는 많은 화가들이 즐겨 그린 소재였으며 우리에게 익숙한 명화에도 책 읽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많습니다. 미켈란젤로, 렘브란트, 르누아르, 마티스, 고흐 등 도대체 왜 화가들은 책 읽는 여자의 매력에 빠진 것일까요? 





<그림 1.> 르누아르 <책 읽는 소녀> 


서른 중반의 르누아르가 그린 “독서하는 소녀”는 그의 화풍을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독서 삼매경에 빠진 소녀의 모습과 창밖에서 흘러들어오는 부드러운 햇살을 절묘하게 포착한 이 작품은 빛과 책 속 이야기로 충만해진 소녀의 감정을 풍만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르누아르의 작품의 빛은 인물을 도드라지게 해 생명감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오죽하면 이 소녀의 얼굴을 보고 어느 비평가는 “빛을 머금은 살결”이라고 평하기도 했답니다. 

이 그림의 실제 모델은 몽마르트르 근처의 거리에서 청소와 심부름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던 어려운 소녀였습니다. 이런 어려운 환경에도 틈틈이 독서하는 모습을 본 르누아르는 그녀를 모델로 청했다고 합니다. 힘겹게 살아가는 소녀에게 책은 좋은 친구이자 스승이었으며, 미래의 꿈을 보여준 삶의 동반자가 아니었을까요? 발그레해진 두 뺨에서 독서로 행복으로 가득한 소녀의 마음이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그림 2> 안젤름 포이어바흐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그림 3>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엥그르 <파올로와 프란체스카> 


이 그림에는 실존했던 두 사람이 등장합니다. 단테의 신곡에도 등장하는 두 사람은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입니다. 

파올로 집안과 프란체스카 집안은 정략결혼을 계획합니다. 이때 파올로 집안은 파올로가 아니라 그의 형인 지오반니를 프란체스카와 결혼시키려고 합니다. 그런데 지오반니가 잔인하고 못생긴 외모 탓에 선보는 자리에 동생 파올로를 대신 내보냅니다. 프란체스카는 파올로에 반하고, 결혼을 승낙합니다. 

그러나 프란체스카의 실제 남편은 파올로가 아닌 지오반니였고, 그로 인해 그녀와 파올로는 고통에 빠지게 됩니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남편 몰래 사랑을 나누던 그들은 마침내 지오반니에게 사실이 발각되어, 살해당하고 맙니다. 

이 슬픈 이야기를 그린 두 그림에 눈에 띄는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그림 1>에서 그 둘은 랜슬롯과 귀비니에의 유명한 사랑 이야기를 읽으며 사랑을 확인합니다. 그러나 어둡게 처리된 파올로는 앞으로의 비극을 암시하는 것 같습니다. 이후 감정이 북받쳐 오른 파올로는 <그림 2>에서처럼 그녀의 뺨에 키스를 합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움직임 때문에 프란체스카는 읽던 책을 떨어뜨리는데 바로 그 순간 어둠 속에 가려진 배경에는 괴물 같은 형상을 한 지오반니가 분노의 칼을 든 채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즉 작품은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될 위험하고 절박한 위험의 상황을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림 4> 끌로드 모네 <독서하는 여인> 


인상파 화가 중에서 야외 풍경을 가장 잘 그렸던 모네는 빛을 정말 아름답게 묘사했습니다. 에밀 졸라는 이 그림을 보고 “그의 풍경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 그 중에서도 한 여인이 흰옷을 입고 나뭇잎 그늘에 앉아 있는 그림이 있다. 맑은 빛방울이 그녀의 치마폭 위로 흩어져 내린다.”라며 극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그림의 모델로 알려진 “카미유”는 1867년 8월 모네와의 사이에 사랑스런 아들 장을 출산하고, 3년 후인 1870년 6월 결혼식을 올리게 됩니다. 물감을 살 돈도 넉넉하지 못했던 모네는 각종 살롱전에서 고배를 마신 데다 비평가들의 비판을 받으며 힘든 생활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카미유는 젊은 나이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에게 보이는 것은 반쪽짜리 진실일 때도 있습니다. 있었던 것은 없었던 것으로 채워지기도 하고, 또 없었던 것은 있었던 것으로 채워지기도 합니다. 마치 이 그림 속, 싱그러운 숲속에서 영혼을 살찌우는 독서를 하고 있는 카미유처럼 말이에요. 산란하는 빛과 화사한 옷차림의 카미유는 눈부십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움은 작가의 힘겨운 노력, 모네에 의해 재창출된 생명력 인 것입니다. 

슬픈 이야기이지만 죽은 아내를 생각하며 다시 그림을 그린 모네는 카미유의 얼굴에는 더 이상 붓질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빛으로 생명을 재창조 했지만 그의 슬픔은 사라지게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책 읽는 여자’와 함께 명화 여행을 떠나 보았습니다. 다음 호에는 더욱 재미있는 주제로 다양한 명화들을 준비하겠습니다. ^^ 저희 도서관에도 명화와 관련된 재미있는 책들이 많습니다. 긴긴 겨울 밤 따뜻한 아랫목에서 오르셰와 루브르 박물관을 탐험해 보는건 어떨까요?